경남 산청군 산청읍 전통시장은 장날이면 가장자리부터 움직인다.
하지만 시장 안쪽은 장날에도 빈 점포와 빈 건물이 적지 않다.
사람은 오는데 상권은 남지 않는 구조다.
산청읍 상권 침체는 시장 시설 노후만으로 풀리지 않는다.
사람을 오래 붙잡을 콘텐츠가 약하다.
장을 보러 왔다가 머물고, 먹고, 사고, 다시 찾게 만드는 장치가 부족하다.
해법은 단순 정비가 아니다.
산청만 가진 색을 시장 중심에 다시 세우는 일이다.
그 출발점은 흑돼지다.
산청은 이미 흑돼지 이미지가 분명한 지역이다.
문제는 그 이름값이 산청읍 상권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역 대표 먹거리가 있는데도 읍내 중심 상권은 그 힘을 온전히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흑돼지 특화거리 같은 집단화 전략이다.
삼겹살과 수육, 막창, 순대, 돼지국밥, 구이, 가공식품까지 한 축으로 묶어야 한다.
관광객이 산청에 오면 반드시 들르는 거리.
장날이 아니어도 일부러 찾는 거리.
주말이면 젊은 층이 모이는 거리로 키워야 한다.
여기에 한 단계 더 필요한 것이 산청 브랜드화다.
먹거리만으로는 체류 시간이 짧다.
보고, 사고, 사진 찍고, 가져갈 이유까지 만들어야 상권이 오래 간다.
산청딸기와 곶감, 흑돼지 같은 대표 특산물을 활용한 캐릭터 개발도 그래서 중요하다.
귀엽고 친근한 지역 캐릭터는 아이들 손에 들리는 열쇠고리 하나가 되고, 관광객 가방에 달리는 작은 액세서리가 된다.
작아 보여도 이런 소비가 지역 기억을 만든다.
산청 곳곳에 깔린 설화와 역사도 그냥 둘 자산이 아니다.
지역 인물과 전설, 마을 이야기, 산과 물이 품은 서사를 발굴해 캐릭터와 연결해야 한다.
흑돼지 한 마리도 단순한 축산물이 아니라 산청을 상징하는 이야기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딸기와 곶감도 특산품을 넘어 산청을 기억하게 만드는 얼굴이 될 수 있다.
전통시장 안에는 이런 스토리텔링을 입힌 기념품과 소품, 생활형 굿즈가 함께 들어와야 한다.
엽서와 머그컵, 열쇠고리, 인형, 문구류, 소형 공예품처럼 당장 사고 싶은 상품이 있어야 한다.
먹고 끝나는 시장이 아니라, 산청을 사 가는 시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행정 역할도 중요하다.
비어 있는 시장 공간과 건물을 정비해야 한다.
청년과 군민에게 낮은 임대료나 분양 방식으로 창업 기회를 열어야 한다.
먹거리 점포와 기념품 상점, 체험 공간, 작은 전시와 공연이 함께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산엔청 온라인 마켓도 이런 오프라인 거점과 연결돼야 한다.
산청읍은 물론 시천과 신안에도 특산물과 브랜드 상품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온라인은 편리하지만, 지역경제를 직접 일으키는 힘은 결국 현장 소비에서 나온다.
사람이 와야 냄새가 돌고, 손에 들고, 사진이 퍼지고, 다시 찾게 된다.
인구소멸과 읍면 상권 붕괴는 따로 온 문제가 아니다.
시장과 먹거리, 관광과 소비, 청년 창업과 생활인구를 한 줄로 묶어야 답이 나온다.
산청읍을 다시 살리는 길은 낡은 시장을 지키는 데만 있지 않다.
산청만 내놓을 수 있는 맛과 이야기와 기억할 얼굴을 시장 한복판에 다시 세우는 데 있다.
태극뉴스


